요즘 저에겐 하나의 낙이 있습니다. 그것은 매월 한 번씩 모이는 전도 모임에 함께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회복이야기'라는 한국교회 청년들의 모임인데 이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모여서 서울역 인근의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전도합니다. 그들에게 간단한 선물을 전하며 그 선물보다 더 귀한 예수의 복음을 전하고 그분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이런 전도의 현장을 통해서 청년들은 오히려 자신이 살아나는 것을 경험하고 힘을 얻어 다시 한 달을 살아내는 그런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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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모임(4월 26일)에도 즐겁게 모여서 돌던 그 코스를 돌며 선물과 복음을 전했습니다. 매달 돌지만 매달 만나는 사람들이 바뀝니다. 그 사이에 어떤 사정으로 그곳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고 그곳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몇몇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이제 익숙해져서 인사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익숙한 분들 중에 한 할머니가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 믿음이 있는 그 할머니는 우리 청년들을 반가워하고 대견해 하면서 늘 축복해 주곤 합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훌륭한 사람들이 되라"며 축복하는데 놀랍게도 우리 청년들 중에는 이미 세계를 누비며 바쁘게 살아가는 청년이 있습니다. 다들 이 할머니의 축복대로 세계를 누비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훌륭한 청년들로 더 성장하길 바래봅니다.
지난 번 방문 때도 할머니는 여전히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할머니가 신문지로 다리를 덮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전까지는 분명히 이불을 덮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날은 신문지를 덮고 있었는데 추워보였습니다. 나중에 사정을 들어 보니 이렇습니다. 밥을 먹으러 가던지 화장실에 가던지 해서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물건을 집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전에 있었던 이불도 그렇게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추위에 떨던 할머니 생각이 계속 났습니다. 그래서 이번 모임에는 할머니를 위해서 침낭을 하나 사드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만 침낭을 사드리면 또 손을 탈 것같았습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그 인근에 있는 분들 모두에게 침낭을 사드리는 것으로 생각이 확장되었습니다. 침낭 20개를 주문했습니다. 이번에는 선물도 간단하게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물도 우리교회에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생수 40병에 서울광염교회에서 흘러온 그 아름다운 전도건빵을 '셀프전도서비스'용 비닐에 담아서 전도 선물로 주기로 했습니다.
오늘(05월 17일) 아침 7시, 어김없이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모여서 즐겁게 물건들을 준비했습니다. 함께 돌며 전도했는데 오늘은 새벽에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광장에 노숙인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혹시 침낭이 부족하지 않을까 했던 염려는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세 개가 남아서 그 것들은 다음에 다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할머니도 만나서 침낭을 전했습니다. 매우 고마워 했습니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서 할머니의 이름도 물어보았습니다. "할머니 지난 번에 기도부탁하신 따님 황선희(가명) 자매를 위해서 아침마다 기도하고 있어요. 할머니 이름도 가르쳐 주시면 이름 부르면서 기도해 드릴께요" 할머니가 적잖게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부탁했던 것 같은데 잊지 않고 기도해 주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 것 같았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며 본인의 이름을 알려주었습니다. "김성자(가명)" 이제 이름을 알게 되었으니 저의 기도도 더욱 힘을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김성자 할머니의 상황을 좋게 바꾸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잊지 않고 인근에 있는 다른 분들에게도 침낭을 선물했습니다. 마침 덮을 것이 없어 그냥 종이박스를 깔고 자고 있는 분이 있었는데 이 분에게 우리 청년들이 침낭을 펴서 바로 덮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자다가 깨어서 '이게 어찌된 일인가?'하는 표정으로 두리번 거리다가 상황을 파악하고는 고마워 합니다. 오늘도 마음껏 선물을 전하고 복음도 전하고 기도도 해드렸습니다. 이 일을 위해서 여러분이 드린 십일조에서 27만 1040원을 사용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섬김을 기뻐하시고 더한 것들로 삶을 채우실 줄 믿습니다.
아침에 전도를 마치고는 결혼을 앞 둔 자매의 섬김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이 꿈 많은 청년들을 통해서 한국교회가 더욱 든든히 서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 청년들이 교회의 기둥으로 세워져 가고 또 다음세대들이 든든히 세워져 가서 한국교회에 늘 기대와 소망이 넘쳐나게 되길 소원합니다. 사랑합니다.

서울역으로 나가는 길에 본 한국은행. [사진 모진찬]

우리가 준비한 침낭  준비한 생수와 전도건빵

즐겁게 선물을 담고 있는 모습이 마치 김장을 담그고 있는 새댁들 같다.

준비된 선물 40개

이것저것 챙겨 들고 한 컷

중간에 만난 형제에게 짐을 나눈다.

늘 그 자리에 있는 할머니. 오늘은 드디어 이름을 물어봤다. 이름을 알았으니 이름을 부르며 기도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분들에게도 선물을 전하고 복음도 전하고 있다.




보증을 잘못 섰다가 전 재산을 잃고 가족들과도 원치않게 헤어져야 했다는 형제. 저 간절한 기도에 하나님께서 선하게 응답하시고 회복시켜주시길 소망한다.


언제나 즐거운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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