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것은 한 3년 전부터입니다. 어머니 품 같은 서울광염교회에서 자라고 배우고 성장하고 감사하게 사역자로 부름을 받아 부족하지만 성도님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 사역해왔습니다. 행복하게 사역하면서 언젠가는 저도 교회를 세우고 하나님께서 저에게 맡겨주시는 성도들을 정성껏 섬기게 될 날이 올 것이라 막연히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그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 한 3년 된 것 같습니다. 3년이면 오래 생각한 것 같지만 오히려 생각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3년이나 흐른 기분입니다. 그만큼 시간이 빠릅니다. 20대 후반에 우리교회(아직 사임하지 않았으니 서울광염교회는 여전히 제게는 우리교회입니다)에 등록해서 힘들고 어렵던 시절을 은혜로 이겨내고 행복하게 지내왔는데 어느새 제 나이가 곧 40대 후반이 되었습니다. 이제 떠나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교회를 시작한다면 어떤 교회가 좋을까 늘 생각해 왔습니다. 이런저런 사역을 특화해 개성을 드러내도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광염교회에서 사역하면서 계속 느끼게 되는 것은 예배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신대원 교수님 한 분이 우리교회에 방문하여 하루동안 교리에 대해서 특강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서 만난 교수님께 인사를 드렸는데 그 교수님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서울광염교회가 긴급재난구호와 선교 등으로 유명해서 부흥하는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 예배와 말씀에 힘이 있어서 부흥하는 것이었다”라는 말을 저에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예배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고 어떤 사역이 있어도 예배는 꼭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저에게 맡겨주신 수요예배찬양은 더 정성껏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찬양으로 예배의 문을 열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받은 은혜와 힘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개척하면 뜨겁게 예배하는 교회가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배로 힘을 얻으면 그 어떤 다른 사역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테니까요. 행복한 모진찬 목사[사진 김금성]교회의 이름을 오랜 기간 생각했습니다. 예전에는 ‘이 이름도 좋겠다. 저 이름도 좋겠다’라며 여유롭게 생각했는데 막상 때가 임박하니 이름 정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이런 저런 이름을 적기 시작한 것이 A4용지 한 바닥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세련된 이름들도 많았지만 저의 마음에 콕 들어온 이름은 ‘함께하는광염교회’였습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형제가, 자매가 함께 연합하여 동거하는 교회. 이런 아름다운 교회이길 소원합니다. 무엇보다 기도 보다 앞서지 않는 함께하는광염교회이길 소원합니다. 함께하게 될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