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기[什器]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사전적으로는 살림에 쓰이는 온갖 도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우리교회에 필요한 집기인 성찬기와 세례기를 구입했습니다. 이것들을 쓸 일이 생겼습니다. 지난 번에 처음으로 성찬식을 할 때에는 기존에 있던 도구들을 이용해서 진행했는데 이제는 제대로 된 집기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6월에 세례식이 있을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 형제가 세례교육을 성실히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 장만한이 세례기를 사용해서 이 형제에게 세례를 줄 예정입니다. 교회의 표지 중 하나인 바른 성례를 시행하는데 이 집기가 잘 사용될 예정입니다. 세례식 후에는 성찬식도 있을 예정인데 이 때 새로운 성찬기도 선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그 날에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기쁨이 충만하길 기대합니다.
이 집기들을 장만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교회의 사랑이 있습니다. 하늘목교회가 우리교회를 위해서 이것들을 섬겨주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하늘목교회는 2023년 11월 18일에 설립된 교회입니다. 우리만큼이나 작은 예배당을 얻어서 시작한 교회이지만 힘있게 사역하고 있는 당당한 한국교회입니다. 열심히 예배하고 구제하는 교회입니다. 이 교회가 설립될 때 저는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자 하여 제가 가지고 있던 기타 한 대를 흘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하늘목교회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하늘목교회를 섬기고 있는 박태성 목사님이 은혜를 갚겠다며 계속해서 우리교회에 필요한 것이 없냐고 물어왔습니다. 저는 이제 다 갖춰졌다고 생각했기에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박 목사님은 만날 때 마다 필요한 것을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세례식을 앞두고 33만 7500원을 들여 성찬기와 세례기를 구입하게 되었고 이 것을 박 목사님에게 이야기 했더니 그 비용을 바로 섬겨 주었습니다. 처음엔 말하기 조금은 미안한 감도 있었지만 받고 나니 참 감사했습니다.
받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합니다. 예전에 한국교회희망프로젝트로 지방에 다니며 교회들을 섬길 때의 일입니다. 섬기러 간 교회 목사님이 고맙다며 식사를 대접하면 저는 식당에서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하고는 먼저 밥값을 계산하곤 했습니다. 어떻게든 어려운 사정의 교회와 목사님에게 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한 제 나름의 배려였습니다. 그러다가 이 사실을 안 담임목사님이 저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다른 것은 사양하는 것이 맞지만 밥 정도는 얻어 먹고 다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느낌이 왔습니다. 때로는 상대를 배려한다고 사양하는 것이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거나 마음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고마움과 사랑을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은 그 사람에게 복을 받을 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제가 흘려보낸 기타가 집기가 되어 돌아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제가 흘려보낸 기타의 상급을 하늘에 쌓아 두셨고 또한 하늘목교회가 우리에게 섬긴 집기의 상급을 하늘에 쌓으십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서로 주고 받았으니 계산이 끝난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하나님은 그 가운데 서로의 상급을 하늘에 쌓아주십니다. 서로 사랑을 나누면 나눌수록 우리의 상급은 커져만 갑니다. 이 원리를 아는 사람들은 더욱 사랑하고 더욱 섬길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교회가 서로를 섬기며 그렇게 사랑을 나누며 아버지를 기쁘시게 해드리는 교회들이 되길 소원합니다. 우리의 상급이 날마다 하늘에 쌓여가는 은혜가 있기를 소원합니다. 사랑합니다.

하늘목교회의 사랑으로 장만한 세례기와 성찬기 [사진 모진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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