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서울역 단상2026-02-07 23:25
작성자 Level 10

#1_은혜

오늘은 이제껏 서울역에 나온 날들 중에 가장 날씨가 춥게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7시, 아홉 명의 한국교회의 청년들과 성도들이 모여 오늘도 작은 선물을 손에 들고 서울역 일대를 돌았습니다. 매우 추운 이런 날에도 여전히 길에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돌아보며 그들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며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합니다. 늘 그 자리에 앉아있는 할머니는 여전히 추위에 떨며 우리가 가져온 선물을 즐겁게 받습니다. 작은 선물과 더불어 위해서 기도를 해드립니다. 할머니의 이 고된 삶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기를 그리고 우리가 다 함께 천국에서 기쁨을 나눌 수 있길 기도합니다.


그동안 서울역 인근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분들은 이런저런 사정들이 있었습니다. 건강이 악화되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그러다가 여기까지 흘러온 분들이 있었습니다. 더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겪어서 하루 아침에 갈 곳도 없는 신세가 되어 망연자실한 채로 앉아 있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자기의 이야기를 열심히 하는 분도 있고 묵묵하지만 우리의 기도에 간절하게 함께 기도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지난 일 년여 기간 동안 서울역에서 만난 분들과 그분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평범한 일상을 살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한두 번의 실수에 삶이 송두리째 흔들려 버렸습니다. 다 잃고 길바닥에 나앉게 된 것입니다. 


이것을 그들 개인의 실수때문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실수에 그런 결과를 얻게 된다면 우리 모두는 다 길에 나앉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수많은 실수에도 우리는 여전히 따뜻한 옷과 먹을 것과 따뜻한 집을 누리고 있습니다. 일상을 누리고 있습니다. 은혜입니다. 내가 잘살아서 나는 오늘 온전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 우리는 여전한 실수를 덮어주시고 여전한 은혜를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추운 날씨에 떨고 있는 그들에게 우리에게 주신 그 은혜를 베풀어주시길 소원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