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단기선교의 목적2026-08-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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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감동

청년 때는 친한 형, 동생들과 처음으로 타국으로 여행을 간다는 것에 설렘이 컸던 것같습니다. 그래서 덥썩 신청했는데 신청하고 나니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열정 많은 교회 누님들이 틈만 나면 불러서 현지어를 가르치고 시험을 보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지만 "잘 한다"는 누님들의 칭찬에 그만 열심히 공부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현지에 도착해서 현지 아이들과 몇 마디로 인사를 나누고 소통하는데 그 몇 마디를 공부하길 잘 했다 싶었습니다. 길에 나가 전도하고 찾아온 현지인들 앞에서 준비한 공연들을 하고 무언극으로 복음을 전할 때 전하는 우리에게도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무언극의 마지막을 연기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한 자매님은 지금은 선교사가 되어서 어머니의 마음으로 선교지의 아이들을 품어주고 있습니다. 


청년 때 처음 갔던 단기선교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낮선 땅에서 처음으로 아침을 맞이 했던 감동. 선교사님의 숭고한 이상과 열정에 받았던 감동. 이런 감동들이 많은 시간을 들이고 비싼 선교비를 치른 타격을 보상해 주고도 남았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는 항상 단기선교를 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매해 단기선교를 갈 때마다 더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2_천국의 확장

단기선교 때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은혜와 체험이 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여기에 보내셨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긍휼한 마음을 가지고 전도할 때 기적적인 일들이 일어납니다. 저의 부족한 영어로 역시나 저와 같은 영어 수준의 현지 대학생에게 복음을 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그 학생이 저의 말을 다 알아 듣고 저녁 집회 장소에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집회 현장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단기선교팀이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일들이 있습니다. 현지인들에게 외국에서 온 사람들은 관심의 대상이기 마련입니다. 특히 요즘엔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졌기 때문에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아저씨 아줌마의 사물놀이에도 소리를 지르는 청소년들이 나오는 것을 봅니다. 공연 후에는 연예인들에게 달려들듯 와서는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은 단기선교팀만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으로 복음을 접한 사람들 중에 진지하게 하나님께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감사한 소식들을 듣습니다. 그래서 단기선교를 통해서 천국은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수많은 교회의 단기선교팀이 열심히 전도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3_단기선교의 진정한 목적

단기선교에 많은 유익이 있을지라도 엄밀하게 말하면 효율은 많이 떨어집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그 비싼 항공료를 지불하고 비싼 체재비를 들여서 선교를 위해 이런 저런 일들을 하는데 차라리 그 비용을 고스란히 선교지에 보낸다면 더 효율적으로, 유용한 곳에 사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사전에 현지 언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 한들 더듬거리는 몇 마디로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선교팀이 준비한 이런저런 퍼포먼스들도 잠깐의 이벤트로 끝나버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선교지의 특수성 때문에 준비해 간 것들을 아예 한 개도 못하고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선교 현장에서 모든 상황이 좋지 못하다 하더라도 건질 수 있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상황이 안 좋은 선교 현장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내며 고독하게 충성하고 있는 선교사님들을 격려하고 축복해 주는 일입니다. 어떤 단기선교팀이더라도 이것 만큼은 반드시 성공하고 올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잠깐 왔다 가기에도 불편한 그 땅에서 십수년 이상을 살아낸 선교사님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충성하고 있는 선교사님들의 수고를 알아주고 격려하는 사역만큼은 어떤 선교팀이라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교지를, 선교지에서 만난 그 귀한 영혼들을 눈에 담아가고 기도제목을 추가한다면 그 단기선교는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선교사님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여 더 열심히 사역할 힘을 얻게 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성공적인 단기선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_귀한 선교사님

이은희 선교사님은 앞서 말했던 선교지에서 무언극을 하다가 눈물을 흘렸던 그 누님입니다. 청년부 시절 늘 열심으로 신앙생활하던 누님이자 또한 치과병원 원장으로서 저의 사랑니를 빼내어 고통에서 건져준 고마운 분입니다. 치과병원 원장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었지만 십수 년 전 다 내려놓고 선교지로 떠났습니다. 


남편 조윤수 선교사님은 오가며 몇 번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작년 말에 조 선교사님의 다리에서 커다란 종양덩어리가 발견 되어 급하게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연말에 선교사님 부부가 우리교회에서 송구영신예배를 드렸는데 그 때의 연으로 올해 단기선교지를 라오스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여러가지 사연들도 있었고 그 때문에 올해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라오스로 보내신다고 확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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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로 선교지를 정한 후로 조 선교사님은 우리교회 주일예배에 자주 참석했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많아졌고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러다가 선교사님의 아픈 사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픈 사연이었습니다. 10여 년을 양육했던 제자에게 배신을 당했습니다. 양육하던 제자들을 위해서 한국교회의 지원도 받고 선교사님 부부가 알뜰하게 모았던 많은 돈을 들여 센터를 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일곱 명의 제자들의 공동명의로 건물을 맡겼습니다. 이들이 여기에서 학원을 운영하여 생계를 꾸려나가라는 취지였습니다. 아름다운 사랑의 헌신이었습니다. 


선교사님과 한국교회의 바람대로 센터의 운영은 잘 되었습니다. 마침 세계적으로 불어온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 학원으로 운영하던 센터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수익이 너무 많아서 생겼습니다. 많은 수익이 생기자 한국어를 가르치던 제자의 태도가 변했습니다. 늘 우려하던 그 일, 감당할 수 없는 재물을 얻은 자들이 쉽게 무너져 내리는 그 일이 그 제자에게 일어난 것입니다. 더 이상 선교사님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선교사님과 그 제자는 끝내 갈라서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조윤수 선교사님은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속이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제자를 생각하면 마음속에서 분이 차올랐습니다. 선교를 계속할 수 있을거란 자신감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더 큰 아픔은 이런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픔을 나누었는데 그 사람들이 욥의 세 친구들 같이 반응했습니다. 그들의 지적이 더 깊숙이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선교사님의 입에서 나오는 그때의 고통과 아픔을 듣는데 제 마음도 같이 아팠습니다. 


조 선교사님과 대화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선교사님들을 만나보았고 또 그분들의 성공적인 사역도, 아픈 경험들도 들어 왔습니다. 그런 많은 경험담을 들었다 보니 새로운 선교사님들을 만나서 사역 이야기를 들을 때 나도 모르게 그 사역을 쉽게 판단했던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때론 빠른 정답을 말해주는 것보다 그저 옆에서 끝까지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더 큰 위로와 격려가 되는 것을 발견합니다. 조 선교사님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이었습니다. 


지난 8월 초에 다시 라오스의 길이 열린 것을 확인 했을 때, 저는 조 선교사님에게 연락하고 만났습니다. 그때 이런 이야기를 다 들었습니다. 조 선교사님은 쓰린 속을 저에게 다 열어 보여주었습니다. 그때 성령님께서 판단보다는 공감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셨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선교사님이 조 선교사님 같은 이런 일들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라며 선교사님만의 아픔이 아니라고 위로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조 선교사님에게 다시 라오스로 들어가보자고 권했습니다. 아픔이 있었지만 선교사님은 다시 사역의 현장으로 저와 함께 출발했고 이렇게해서 우리의 2026년 라오스단기선교는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공식적인 사역이 몰려 있는 초반부를 빼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조 선교사님과 함께하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 선교사님의 인생의 여정을 들으니 선교사님이 더 깊이 이해 되었고 진심으로 선교사님의 사역을 응원할 수 있었습니다. 조 선교사님도 이번 기간 동안 저와 대화를 하면서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했는데 저의 의도가 통한 것같아서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조 선교사님의 아픔이 있었을지라도 조윤수 선교사님과 이은희 선교사님의 지난 라오스의 사역은 성공적인 사역이었습니다. 라오스에 방문해서 사역의 현장을 보니 그 성공적인 사역을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8월 18일, 체육관에서 에덴의 집 아이들의 그 밝은 표정을 처음 보았을 때 제 귀에는 두 부부를 칭찬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얼굴은 사랑 받은 아이들의 빛나는 얼굴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조 선교사님, 이 선교사님. 우리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는지 알 수 있었어요. 산 위의 동네가 숨겨지지 못하는 것 처럼 우리 아이들이 사랑 받은 아이들이란 것이 숨겨지지가 않네요. 두 분 수고 많으셨어요."


하나님의 입을 대신해서 제가 두 분의 사역을 칭찬했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있는 두 부부의 헌신을 통해서 라오스에 예배자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 땅에도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복이 더욱 넘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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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여정을 함께하고 있는 이은희 조윤수 선교사 부부 [사진 모진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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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 프라방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모진찬, 조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