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칼럼] 성품이 아니라 은혜로2025-01-13 14:50
작성자 Level 10

사무엘서에 등장하는 사울은 처음에는 참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무엘상 9장에 등장하는 사울은 그의 아버지 기스가 부탁한 잃어버린 암나귀들을 찾기 위해 베냐민 지파의 온 땅을 두루 살핀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에 두 말하지 않고 순종하는 순종의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찾으러 다니는 시간이 길어지자 아버지가 걱정할 것을 생각하는 사려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함께하던 사환의 제안에도 응하는 열린 마음이 있는 사람이었고 또 선지자를 만나러 가는데 빈 손으로 가지 않으려한 예의를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인물도 좋았고 키도 컸습니다. 이 정도면 너무 매력적입니다. 이런 매력적인 사람을 하나님도 이스라엘의 왕으로 택하셨고 그에게 기름을 부으라고 명을 받은 사무엘도 사울을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하나님께서 사울의 인품이 좋아서, 그의 용모가 뛰어나서 그를 왕으로 선택했다는 내용은 성경 그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사울은 그 자신도 왕이 될 생각이 아예 없었고 나중에 기름 부음을 받고 거기에 따른 세 가지 이적들을 경험 했음에도 오히려 물건들 사이에 숨을 정도로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으시고 하나님의 대언자로 하나님의 대리인으로 나라를 이끌어가게 하신 것입니다. 세 가지 이적을 통해서 하나님은 그가 왕으로서 해야할 일을 알게 하셨습니다. 첫째로 그가 걱정하고 있던 일이 해결되었음을 알리셨고, 둘째로 예물을 드리러 가는 사람에게서 떡덩이를 받으며 그가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하나님께서 그를 존중 받게 하셨다는 것을 알게 하셨고, 셋째로 선지자의 무리에서 예언하게 하심으로 사울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실행하고 선포해야는 것이 왕의 역할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맡고 행하는 그 일들은 스스로 어떻게 여기든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택하시고 여러분에게 맡겨 주신 것입니다. 나의 어떠함을 묵상하면 자꾸 위축되거나 아니면 교만해 지는 것이 우리의 연약함입니다. 사울이 그랬습니다.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그를 세우시고 힘 주시고 일하게 하셨는데 자신을 묵상하고 자기 힘으로 왕의 자리를 유지하려다가 그만 하나님과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을 맡기시고 행할 힘도 주셨다는 것을 깨닫고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 성품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것을 잊지 않을 때 우리는 온전할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