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단상[斷想]들 II2026-01-31 21:34
작성자 Level 10

#1_이븐[Even]하게 익었다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혼밥하게 되었습니다. '혼밥'은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것을 줄인 말입니다. 종종 찾아가는 같은 건물에 있는 국밥집에 갔습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건물에는 맛있는 식당이 많습니다. 찾아갈 때 마다 장사가 잘 되길 바라며 식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먹은 국밥은 언제나 그렇듯 맛있었지만 오늘은 특별히 깍두기가 제가 딱 좋아하는 정도로 익었습니다. 상큼하면서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었습니다. 계산하면서 사장님에게 "깍두기가 이븐하게 익었네요. 맛있었습니다."라고 인사했더니 사장님이 매우 좋아했습니다. 


최근 '흑백요리사'란 프로그램의 시즌2가 공개되면서 다시금 요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보는 사람들에게 '먹어 보고 싶다'라는 욕망이 생기게 합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들의 맛에 대한 표현도 깊어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등장하는 안성재 셰프[Chef]는 날카로운 감각으로 요리를 분석하고 평가하는데 그 냉철함과 깊은 분석력에 감탄하게 만듭니다. 그 맛에 대한 집념과 노력이 참으로 대단하다 싶습니다. 그런 열심이 있기에 요리가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네가 자기의 일에 능숙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 잠언22:29


최근 경기가 많이 좋지 않지만 그럼에도 많은 자영업자들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식당을 하는 분들은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 인테리어를 하는 분들은 꼼꼼하고 아름다운 작업을 위해서, 학원을 운영하는 분들은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 오늘도 노력하고 애쓰고 있습니다. 노력하고 능숙해 진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반드시 응한다고 믿습니다. 여전히 노력하는 이런 노력들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두 손에 결실로 맺어지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길 기도합니다. 오늘도 노력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2_모 목사의 코딩[Coding]

최근에 코딩이 열풍입니다. 초등학생들도 코딩을 배웁니다. 저는 중학생 때 코딩을 배웠습니다. 각각 도형을 그리고 거기에 조건문을 붙여서 각 조건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간단한 코딩을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땐 '이런 걸 왜 하지?'했는데 그걸 열심히 하던 한 친구는 나중에 게임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지금까지 계속해서 코딩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저의 코딩은 주로 식당에 갔을 때 작동합니다. 식당에 들어가면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맛있던지 맛이 없던지입니다. 주문한 음식이 맛있으면 아주 감사한 상황입니다.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그리고 사장님에게 "맛있다"며 음식을 칭찬하면 됩니다. 함께 식사하는 분들도 동의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맛이 없을 때입니다. 이 경우에는 경로가 많이 복잡해집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함께 식사하는 분들이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맛이 없다" 또는 "다른 식당이 더 맛이 있다" 등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서빙하는 직원이 들릴만한 거리에서도 서슴없이 이런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그런데 저의 코딩은 좀 다릅니다. 일단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맛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미 나온 음식을 무르고 일어설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럴 때 저는 사장님의 입장을 생각합니다. 정말 맛이 없다면 다시 안 오면 됩니다. 하지만 전 목사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음식에 대한 악평을 그 자리에서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에는 음식점을 했던 저의 어머니를 오랜 기간 지켜봐 온 것도 한몫 합니다. 늘 최선을 다하고 음식에 자부심이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만족하지는 못하는 것을 봐왔습니다. 그런데 그 한 두 명의 혹평이 가슴에 오래 남습니다. 식당 사장님들은 하루하루 얼굴 표정이 다릅니다. 그 밝던 분이 어느 날은 풀이 죽어 있는 것을 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일부러 식사하며 이런 저런 말도 붙여 봅니다. 


모두가 안성제 셰프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안성제 셰프처럼 최고의 음식을 향해 평가하고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다들 어느 수준에 도달하는 과정을 지나고 있습니다. 도달할 때까지 기다려 주고 다시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흑백요리사 시즌 2의 우승자의 마지막 멘트가 가슴에 남습니다. "재도전해서 좋았다" 그를 재도전할 수 있도록 참아 주고 기다려 준 가족과 친구들 덕에 그는 우승할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 덕분에 우리는 감동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굳이 혹독한 심사위원이 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참아주시고 늘 재도전할 기회를 주십니다. 그 수많은 기회를 얻고 얻은 끝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그 많은 기회와 사랑을 받은 우리에게 너희도 기회를 주고 용납하고 섬겨주라고 하십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내 돈 주고 사 먹는데 뭐 주인 눈치까지 봐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식당 사장님의 눈치를 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눈치를 보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도록 식당에서도 아름다운 성도의 태도를 보이면 좋겠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코딩이 되어 있어서 어떤 상황에도 하나님이 좋아하시는 결과를 도출하는 저와 여러분의 인생이길 소원합니다. 사랑합니다.


20250222-115453-mojinchan.jpg

알리오 올리오 감바스 파스타 [조리 및 사진 모진찬]
다음일상 Level 10202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