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튀밥 처음엔 광밥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광밥은 '옥수수알을 튀긴 튀밥'이라며 옥수수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튀밥이 맞습니다. 튀밥은 '쌀이나 옥수수 따위를 튀긴 것'입니다. 갑자기 튀밥이냐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주일도 은혜 가운데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며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 한 권사님이 조심스럽게 튀밥을 한 봉지 꺼냈습니다. 주방 쪽으로 저를 불러서 "최근에 튀겼다"며 한 봉지를 건내 주었습니다.
딱 봐도 맛있어 보이는 튀밥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엔 자주 먹었던 튀밥인데 근래 들어서는 보기 힘든 것이 되었습니다. 튀밥을 튀겨 온 권사님이 살짝 다가와 조용이 속삭였습니다. "우리교회 성도가 이 튀밥알 수 만큼 부흥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튀겨 왔어요" 순간 움찔했습니다. '너무 많은데?' 한 십만 알 정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아멘, 감사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권사님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향한 우리 성도님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5년 전에 성경공부 모임을 할 무렵이었습니다.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제가 성도님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나중에 개척하면 한 백 명 정도 성도들만 섬겼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그 정도면 제가 성도님들을 성심껏 잘 섬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백 명의 성도는 개척교회에게는 꿈 같은 숫자입니다. 다만 제 역량이 그 정도 성도를 간신히 섬길 정도란 의미의 나름 겸손한 표현이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한 권사님이 불쑥 "안 됩니다. 목사님. 적어도 400명은 되어야지요"라고 합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이런 저런 근심 없이 목회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개척교회들을 많이 섬겨 본 입장에서 400명은 꿈속에서 또 꿈을 꿔야 바랄 수 있는 숫자라는 것을 잘 알았기에 바로 대답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권사님이 저를 생각해 주는 그 마음은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라고 답하고 다른 쪽으로 대화를 이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성도님들은 늘 더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을 봅니다. 저는 제 역량을 생각하고, 제 능력을 생각하며 나름 겸손하게 꿈꾸는데 성도님들은 더한 꿈을 꾸는 것을 봅니다. 하나님은 저의 역량과 능력에 상관 없이 함께하는광염교회를 향한 계획 가지시고 그 계획을 이루고 계심을 봅니다. 그러니 이 것에도 겸손해야 할 것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성도님들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것이라 생각하고 "아멘"합니다. 몇 명을 보내주셔도 성실하게 섬기며 사역하 길 소원합니다. 제가 감당할 수 없이 너무 많은 성도들이라면 또한 능력 있는 동역자들도 보내 주실 것이라 믿고 오늘도 개척교회 목사는 혼자서 김칫국을 마시고 있습니다.
#2_봉투 봉투가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실물이 더 예쁘게 잘 나왔습니다. 이렇게 직접 제작해 보니 재미가 있습니다. 현재 절기헌금 봉투를 기성품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직접 제작해도 좋겠다 싶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났을 때 바로 작업을 해야 원하는 때 쓸 수 있겠다 싶습니다. 교회에 이런저런 것들을 하나씩 갖춰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최근에 렌즈를 하나 장만한 것도 참 기쁘고 감사했는데 봉투를 보니 그 기쁨이 더 커지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 성도님들의 삶 가운데도 하나님께서 이것저것 채워주시는 복 되고 즐거운 삶이길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성도님이 가져 온 튀밥 [사진 모진찬]

새로 제작한 애경사 봉투와 우편봉투. 애경사 봉투는 오타가 있지만 잘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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