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모진찬 목사님" 어제(10월 29일) 오전에는 십여 년 전에 제자양육반을 함께했던 권사님에게 심방을 다녀왔습니다. 함께 공부하며 훈련 받던 그 시절 권사님은 눈이 초롱초롱했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런 권사님이 몇해 전부터 노인성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울광염교회에서 사역할 때 주일예배 후에 성도님들에게 인사를 드릴 때면 일부러 다가와서 손을 꼭 잡아주던 권사님이었습니다. 그런 권사님의 소식을 이 분, 저 분을 통해서 듣다가 최근에는 상황이 매우 안 좋아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권사님의 자부에게 물어 위치를 파악하고 함께 제자양육반을 했던 강숙자 권사님과 심방을 다녀왔습니다.
노원에 있는 소규모 요양시설에 있는 권사님은 우리의 방문에 크게 기뻐했습니다. 식사를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조무사님의 도움으로 식사를 열심히 잘 했습니다. 노인성 질병의 전형적인 증상들을 보였지만 의식만은 또렷해 보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권사님에게 준비해간 간식을 드리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와 함께 간 강 권사님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내 이름 기억나요?"라는 강 권사님의 질문에 한참을 생각하던 권사님은 "강숙자"라고 정확하게 이름을 말했습니다. "제일 보고 싶었던 사람은 누구예요?"라는 이어지는 물음에 "모진찬 목사님"이라고 대답하는 권사님. 그 소리를 듣고는 제 가슴속에서 이만한 것이 올라왔습니다. '진작에 찾아 뵐 것을..'
단촐한 방문이지만 권사님은 너무 기뻐했고 처음에는 '사람을 알아 볼 수 있을까?'했던 걱정도 사라지고 희망이 솟게 되었습니다. 몸이 말을 듣지 않고 불편함이 늘었을 뿐 권사님은 변함 없었습니다. 위해서 준비한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권사님의 어떤 형편에도 상관 없이 여전히 사랑하시고 "내 딸, 내 사랑하는 딸"이라고 불러 주신다는 것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하고 돌아왔습니다. 돌아가는 우리를 향해 손 흔드는 권사님은 여전했습니다. 그 여전히 사랑스러운 주의 딸을 아버지도 기뻐하시는 줄 믿습니다.
심방을 다니다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거나 작아서 맥이 빠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바라볼 때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에게 선한 일을 행하시는 줄 믿습니다. 앞으로도 이 작은 걸음을 계속 이어가며 성도의 마땅한 도리인 서로 돌아보고 위로하고 힘을 더하는 이 사역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2_고유번호증 어제 오후에는 우리교회 고유번호증을 발급 받기 위해 중랑세무서에 방문했습니다. 미리 준비한 서류들을 가지고 가서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많이 생각했는데 감사하게 비슷한 시기에 개척한 예수로광염교회 박주광 목사님을 통해서 좋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고 우리교회가 속해 있는 황해노회의 간사로 섬기고 있는 김순숙 간사님의 도움으로 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만난 세무서 직원도 친절하게 잘 도와 주어서 준비한 서류들을 제출하고 절차를 밟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심사를 거치면 적어도 11월 11일 안으로는 고유번호증을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어제 세무서에서 서류를 제출하고 처리되기를 기다고 있는데 눈 앞에 낙서가 보였습니다. '세무서에서도 낙서를 한다고?'라고 의아하게 생각하고 낙서를 읽어보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낙서의 내용들이 저의 마음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여기에 오는구나' 싶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이렇게 여기에 낙서를 남기지만 성도는 기도합니다. 기도로 끄적끄적 아뢰어 드리면 그 기도가 이 낙서보다 더 오래 기록되고 기억되는 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번 고유번호증 발급 업무를 시작으로 우리교회가 행정적인 부분을 잘 갖출 수 있도록 도우실 줄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세무서 창구 앞에 써 있는 낙서들 [사진 모진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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