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믿음의 여인들2026-07-02 18:39
작성자 Level 10

#1_이제껏 주의 은혜로

얼마 전 한 성도님의 언니가 최근 건강검진에서 우려 되는 진단내용을 받았습니다. 친구들과 여행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후로 나온 조직검사의 결과는 말기 암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여행이 취소 되고나서야 비로소 심각한 상황인 것이 실감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형제들에게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언니의 소식에 우리 성도님의 마음도 많이 무거워졌습니다. 저에게 소식을 전하며 눈물을 글성이는 성도님에게 함께 기도하겠다 위로했습니다. 


지난 6월 중순에 약속을 잡고 성도님의 언니에게 심방을 다녀왔습니다. 병원 로비에서 만나서 준비한 말씀을 전하고 하나님의 선하신 도우심을 구하며 기도했습니다. 언니 분도 성도였습니다. 걱정하며 위로하는 저에게 "이제껏 산 것도 다 주님의 은혜였습니다."라며 여전히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일로 형제들이 하나님 앞에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게 되었다"며 오히려 감사합니다. 


놀라웠습니다. 평소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작은 일에도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당면한 위기 가운데서 담대한 믿음을 증거한 성도님의 고백에 하나님이 크게 기뻐하시는 줄 믿습니다. 긍휼히 여기시고 은혜로 치료해 주시길 간구해 봅니다. 



#2_아름다운 신앙

예전에 한 7년 정도 교구에서 섬겼던 권사님이 있습니다. 개척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전화해서 저를 격려해주셨던 분입니다. 권사님은 사랑으로 우리교회에 정기헌금을 보내왔습니다. 통장을 확인할 때마다 늘 감사했습니다. 이 사랑과 은혜를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요? 한번은 권사님과 통화하면서 권사님의 기도제목을 물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제목을 받아서 함께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권사님의 기도제목은 임용고시를 준비 중인 손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평소 공부를 잘하는 손녀였지만 될듯 했는데 그만 낙방했다고 합니다. 재수 중인 손녀에게 작년 말 필기시험이 있고 올해 초 면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메모해 두었습니다. 한마음으로 아침마다 그 손녀를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필기시험을 잘 봤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도 매우 기뻤습니다. 함께 기도하면 함께 기뻐할 지분이 생깁니다. 올해 초에는 손녀가 최종 면접 명단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세 명 중에 두 명을 뽑는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더욱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면 궁금해집니다.


발표가 언제인지 몰라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지난 2월 말에서야 통화가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또 낙방했다는 소식입니다. '아이고...'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권사님은 신나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우리 손녀가 이번에 떨어지고는 '자신이 그동안 하나님께 너무 소홀했던 것같다'며 '하나님께 더 나아가야할 것같다'고 했어요. 저는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번 일이 우리 손녀가 하나님께 더 가까와지는 계기가 되었어요"라며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손녀에게 선하게 역사하셨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워하던 저의 마음도 순식간에 가벼워지고 함께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대단한 믿음의 고백입니다. 통화하는 목소리에서 아쉬움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우리 권사님과 손녀에게 하실 선한 일들이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권사님의 삶은 항상 이랬습니다. 천국의 소망으로 늘 당당하게 살아낸 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을 때도 권사님은 믿음으로 꿋꿋이 버텨냈습니다. 딸이 남긴 재물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한 믿음의 딸이었습니다. 그런 권사님이 늘 그러던 대로 우리교회를 생각하고 귀한 물질을 흘려 보내왔던 것입니다. 


지난 5월 3일에 권사님이 우리교회에 많은 헌금을 보내주셨습니다. '권사님도 넉넉하지 않을텐데 이런 사랑을 보내주셨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하지만 바로 전화를 드리기는 조금 망설여져서 기다렸다가 5월 6일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전화가 바로 끊겼습니다. '바쁜 일이 있으신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다시 전화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그 권사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화를 걸었던 5월 6일은 권사님의 발인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오전에 그 소식을 확인하고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루종일 생각에 잠겼습니다. 권사님께 큰 사랑을 받았는데 장례식에도 찾아가지 못한 아쉬움이 가슴에 남습니다. 


권사님의 삶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믿음의 대장부였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이 땅에서도 천국을 살아낸 사람이었습니다. 이 땅에 소망을 두지 않고 천국을 바라보며 부지런히 손을 펴서 구제하던 아름다운 딸이었습니다. 지금은 천국에서 사랑하는 딸을 만났을 권사님을 기억하며 저에게 부탁한 손녀를 위한 기도제목을 여전히 품고 기도하려고 합니다. 


돌아보면 아름다운 신앙의 소유자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통해서 믿는 자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배워갑니다. 우리도 이런 아름다운 믿음의 향기를 남기고 떠날 수 있기를 소원해 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