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비몽사몽2026-10-03 16:46
작성자 Level 10

#1_비몽사몽(非夢似夢)

완전히 잠이들지도 그렇다고 깨어나지도 않아 정신이 어렴풋한 상태를 비몽사몽이라고 합니다. 살다보면 이럴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일들은 무슨 정신으로 치뤄냈는지 생각이 안 나기도 합니다. 큰일이 났을 때 정신을 더욱 바짝 차려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정신 없어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실망하기도 합니다. 스스로에 대해서 실망스러울 그 때에 하나님은 우리를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베드로는 무교절 기간에 헤롯에게 잡혔습니다. 먼저 잡혔던 야고보는 손 쓸 겨를도 없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베드로도 속절없이 죽을 판이었는데 마침 명절이어서 그나마 생명이 며칠 연장된 상황이었습니다. 교회는 베드로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러면 베드로도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했어야 할 것 같은데 사도행전 12:6에 보니 베드로는 두 군인 틈에서 두 쇠사슬에 매인 채로 누워 자고 있었습니다. 그냥 잠이 든 것이 아니라 깊이 잠이 들었습니다. 내일이면 죽는 줄 뻔히 알면서도 그 밤에 깊이 잠들 수 있는 베드로가 부러운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데 베드로는 자고 있는 모습은 조금은 못마땅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그렇습니다. 때로는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오히려 다리에 힘이 풀리기도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베드로도 사람입니다. 그런 베드로를 하나님은 구원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냈을 때 옥중에 광채가 빛났습니다. 옥에 있는 모든 자들이 알아 챌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베드로는 옆구리를 칠 때에야 비로소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그 마저도 완전히 깬 것이 아니라 비몽사몽 중이었습니다. 그는 천사가 자신을 인도하여 그 삼험한 경비들을 뚫고 탈출할 때에 환상을 보는가 했습니다. 일이 다 끝나서 감옥에서 탈출한 후에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그 삼엄한 감옥에서 탈출한 경험은 마치 형제들이 군생활 중에 있었던 경험들을 평생의 자랑거리로 삼는 것처럼 베드로에게도 자랑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베드로가 자랑할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직 주의 은혜만 드러날 뿐이었습니다. 만약 천사가 감옥에서 베드로를 깨웠을 때 그의 정신이 온전했다면 베드로는 너무 긴장해서 어떤 실수를 저질렀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베드로가 비몽사몽이었던 것도 다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어떠함을 잘 아십니다. 그래서 우리의 연약함까지 다 생각해서 계획을 짜십니다. 그리고 그 계획은 우리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실행됩니다. 우리가 아주 미약할 그 때에도 그분은 아무 말 없이 우리를 안으시고 그 위기를 건너주시는 것입니다.


3야곱의 집이여 이스라엘 집에 남은 모든 자여 내게 들을지어다 배에서 태어남으로부터 내게 안겼고 태에서 남으로부터 내게 업힌 너희여 4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구하여 내리라 이사야46:3~4 


그래서 우리에게 소망이 있습니다. 이제 한창 좋을 나이가 지나가서 기억력도 체력도 재력도 가물가물하고 늘 정신이 없어서 비몽사몽 중에 사는 것 같아 자신에게 실망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시기를 사나 좋지 못한 시기를 사나 우리는 한결 같이 주 앞에서 주의 은혜로만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을 기억하면 우리는 든든히 설 수 있습니다. 그런 주님과 함께하면 내일이 두렵지 않고 오늘이 마냥 행복하기만 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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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모진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