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모여 드는 물품들2026-11-03 19:45
작성자 Level 10

#1_침낭

서울역에 나가는 일에 틈틈이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나갈 때마다 거리의 선생님들에게 좀 더 좋은 것들을 나누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신문지로 발을 가리고 있었던 김덕자(가명)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우리 청년들을 예뻐해 주시고 저에게 목사님이라며 깍듯하게 대해 주었던 분입니다. 그 바닥에 앉아서 목청 높여 찬양하고 우리 청년들에게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일꾼들이 되라"며 축복한 할머니입니다. 어느날 그 할머니가 이불 대신에 신문지로 발을 가리고 추워하던 모습이 계속해서 생각납니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할머니의 이불을 누가 가져간 것입니다. 그 다음 모임 때 우리교회가 침낭 40개를 지원하여 일대의 이웃들을 섬겼던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도 날씨가 추워지면 떨고 있을 우리의 이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일단 침낭 16개를 주문해서 서울역에서 청소 용역으로 일하면서 노숙하는 선생님들을 섬기고 있는 오천근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오천근 씨는 근 1년 가까이 지켜 본 분입니다. 꾸준히 거리의 선생님들 곁에서 적극적으로 섬기고 있는 분입니다. 신뢰가 가는 분입니다. 오천근 씨가 "받자마자 긴급하게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었습니다. 남은 몇 개는 갑자기 길에 나 앉은 분들이 발생하면 주겠다"고 합니다. 우리는 여기에 추가로 24개의 침낭을 구비하여 오는 11월 7일(토)에 한국교회 청년들과 함께 서울역 인근에서 추위에 떠는 이웃들에게 나눌 예정입니다. 



#2_사탕 좀 맛 보려다가

최근 아주 작은 사이즈의 사탕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사탕을 우연히 구입해서 라오스에 단기선교 때 선물했었습니다. 인기가 많았습니다. 저도 먹어 봤는데 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자주 만나서 교제하고 있는 장동일 목사님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루트가 있다"고 했습니다. 2.5kg들이 두 봉지를 구매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생각보다 비쌌습니다. 한 봉지에 6만원. 그래도 한 번 사서 나누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장 목사님이 그걸 본인 돈으로 사서 우리에게 헌물해 주었습니다. "서울역 거리의 선생님들을 위해서 사용해 주세요. 미션 네트워크 코리아(MNK)에서 지원하는 것입니다."라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지정하여 헌물하였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원래는 사서 일부는 우리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서울역에 보낼 요량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고스란히 서울역으로 직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한국교회 청년들에게 알렸습니다. 다들 기뻐합니다. 확보한 사탕이 한 번에 나누기는 양이 많았는데 한 봉지는 조만간 방문할 보육원 아이들에게도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서울역에서 나눌 아이템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3_양말

광염회는 목회자들의 모임입니다. 광염의 정신을 이어가며 아름답게 목회하는 목회자 가족들의 모임입니다. 매년 한 번씩 모여서 수련회를 합니다. 지난 모임에서 반가운 목사님들을 만나서 예배하고 교제하며 은혜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광염회 모임 때마다 양말을 선물하는 목사님이 있습니다. 맛있는교회의 김성락 목사님입니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양말을 받고 있는데 이 양말들이 품질이 매우 좋습니다. 성도님 중에 양말을 제조하는 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성도님과 업체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새벽마다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날이 추워지니 양말도 생각이 났습니다. 도봉동에 잠시 살 때 그 동네에 양말공장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었고 한두 집 아는 공장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봉동 양말공장 보다 새벽에 기도하던 그 성도님의 업체가 더 생각났습니다. 한 이 삼십여 만원어치를 구입해서 거리의 선생님들을 도우면 구제도 하고 그 성도님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 되었습니다. 


바로 김성락 목사님에게 전화해서 취지를 전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양말은 집접 판매하는 물건은 아니라고 합니다. 대신에 이미 확보한 얼마 간의 양말을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민폐를 끼친 것이 아닌가 했는데 김 목사님은 그런 것 아니라며 기꺼이 양말을 보내 주었습니다. 받자마자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쁨입니다.^^ ㅎㅎ 좋은 하루 되셔요. 목사님!"이라며 김 목사님이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뜻밖의 양말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국교회가 선한 일을 위하여 이렇게 협력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4_모여 드는 물품들

지난주 금요일 아침엔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집에가서 환복하고는 바로 의정부로 출발했습니다. 목적지는 광염드림교회. 출발하면서 빵을 사가지고 갔습니다. 약속시간은 9시 반인데 9시 10분쯤 도착했습니다. 하나 둘 약속한 목사님들이 모였고 일부 시장한 분들은 마침 가져간 빵으로 요기[療飢]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9시 30분입니다. 전도건빵이 도착했습니다. 자주 보던 그 차가 왔고 익숙하게 하차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건빵 하차 작업은 근 2년만입니다. 마음은 여전한데 작업하고 났더니 팔 다리가 쑤셔옵니다. 너무 오래 쉬었습니다. 하하


주문한 30박스를 실고 하루종일 일을 보고는 예배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건빵들은 하늘창고로 들어갔습니다. 그 중에 두 박스는 차에 남겨두었습니다. 서울역에 보낼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교회를 통해서 서울역으로 흘러갈 물품들이 꽤 쌓였습니다. 침낭, 사탕, 양말, 건빵. 잠깐씩 생각했던 것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몰려 들어왔습니다.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이번 토요일에 나가서 풍성하게 나누고 돌아올 수 있을 것같습니다. 사탕은 오늘 전도나온 권사님들과 작업하여 작은 비닐봉투에 사탕 한 움큼과 전도건빵을 넣은 세트로 80여 세트를 제작했습니다. 전도하러 나왔던 권사님들이 서울역에 흘러갈 물품들을 보고는 "우리는 작업이라도 돕고 싶다"라며 섬겨 주었습니다. 


다들 같은 심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막연히 돕고 싶고 더 잘 섬기고 싶다고 생각만 했는데 그런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합니다. 또 그들을 통해서 놀라운 선물들이 모여드는 것을 경험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에 순종으로 반응하는 아름다운 성도들이 이 땅에 많습니다. 이 은혜와 감동이 주님이 오시는 그날까지 계속 이어지길 소원합니다. 우리 함께하는광염교회도 늘 민감하게 반응하고 섬기는 교회이길 소망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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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모진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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