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번 우리교회로 귀한 재정을 흘려 보내 주었던 분이 이 번에도 50만 원을 보내 왔습니다. 조금 된 일입니다. 명절 전에 통화하다가 "목사님 마음 가는 대로 사용하세요"라며 교회로 헌금을 보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한편으로 이 돈을 어디에 흘려보내야 할까 생각하며 이 번 명절 어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푸는데 사용하면 어떨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성도들의 십일조로 집행하는 것이 더 덕이 될 것이라 결론을 지었습니다. 누굴 만나면 계속해서 '여긴가?'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는데 '적절함'이라는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아니다 싶어서 그만 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음이 가는 곳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지난 맥추감사구제로 섬겼던 일본의 타카하시 씨의 가정입니다. 이 가정에는 우리교회의 사랑으로 쌀 두 포대가 흘러갔습니다. 최근 치솟는 물가로 생활이 힘들어진 일본인데 그 가운데 특별히 더 관심이 가는 가정이었습니다. 젊은 부부 가정이 최근 둘째를 낳고 아내는 요양 중인데 남편은 부상을 입고 있는 상황이 못내 머리에서 떨쳐지지 않았습니다. 사진에 밝게 나온 아내와 두 살배기 아이의 모습이 계속 눈에 어른거렸습니다.

늘 잘 섬겨주는 아베 씨와 타카하시 가정의 엄마와 아들 [사진 이우영 선교사 제공]
바로 이우영 선교사님에게 전화해서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타카하시 가정에 마음이 가는데 우리가 좀 섬길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우영 선교사님은 타카하시 가족들과 직접적으로 교류를 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고 광염그리스도교회에 호감을 가지고 마을 사람들과 다리 역할을 기꺼이 감담해 주고 있는 아베 씨를 통해서 사정을 듣고 있다고 합니다. 아베 씨를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겠다고 했는데 "아마도 도움을 기쁨으로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광염그리스도교회에서 이웃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구제하는 섬김이 있는데 이 섬김을 계속 받고 싶다고 최근에 요청했었거든요"라며 이우영 선교사님은 타카하시 가정이 우리의 사랑을 기꺼이 받아 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잘 되었다 싶어서 바로 흘러들어온 50만 원을 이 일을 위해 흘려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우영 선교사님이 사진에 함께 나온 아베 씨의 상황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아베 씨도 건강이 좋지 않고 형편도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님에도 다른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일에 자원하여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50만 원 중에 일부를 아베 씨를 위해서 사용하면 어떻겠냐"며 제안을 해왔습니다. 저는 처음 마음이 갔던 대로 재정을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타카하시 가정을 위해서 이 50만 원이 흘려보내겠다는 처음 뜻을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제안 했습니다. 타카하시 가정에는 원래 의도대로 50만 원을 보내고 아베 씨를 위해서는 우리교회에서 10만 원을 별도로 더 보내 드리기로 했습니다. 이 선교사님도 크게 기뻐하며 이 일을 잘 섬겨 보겠다고 합니다. 지정하여 들어 온 헌금 50만 원에 여러분이 드린 십일조에서 10만 원을 더해 어려운 상황에 있는 타카하시 가정과 아베 씨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 보냅니다.
돕는 일도 물어가면서 해야 합니다. 내 마음이 이 만큼 있다고 그냥 불쑥 다가가서는 좋은 의도가 오히려 불쾌한 행동으로 오해 받기도 합니다. 이번 일도 이우영 선교사님이 세심하게 접근해서 도움을 받는 타카하시 가정에게 큰 기쁨이 되도록 일을 잘 진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늘 헌신하며 섬기는 아베 씨에게도 위로와 격려가 되는 '진정 아름다운' 선행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마음을 주시는 대로 일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이 마음이 하나님이 주신 마음인지 곧 성적표가 도착할 것입니다. 이우영 선교사님에게 연락이 오면 우리는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교회로 흘러들어온 이 헌금이 하나님께 영광을, 헌금한 성도들에게는 보람을, 그리고 도움을 받는 이들에게 기쁨이 되는 기적같은 역사가 일어나게 될 줄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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