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활절을 준비하면서 성도님들에게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있는지 돌아봐 달라고 광고했습니다. 지난 주일(04월 20일), 부활절로 즐겁게 예배하고 식사하고 교제를 나누는데 한 집사님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인의 지인인 한 목사님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이 목사님은 수도권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전남 해남군에 있는 한 교회에 부임하여 어렵지만 열심히 사역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집사님의 지인이 그동안 정기적으로 지원하여 그 목사님의 생활을 도왔는데 최근에 자신의 상황이 좋지 못하게 되어 더 이상 지원하지 못하게 된 것을 안타까워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또 눈이 번쩍했습니다. 우리교회 성도가 어려운 사정의 이웃을 찾아보았다는 것이 기뻤고 우리가 도울 수 있을 만한 사연이어서 또 기뻤습니다. 저는 그 집사님에게 그 목사님에게 "우리교회가 부활절에 이렇게 섬기고자 하는데 혹시 마음이 있으면 저에게 연락을 하시라"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연락이 왔습니다.
연락해 온 목사님은 전남 해남군 송지면에 있는 등대교회(합동·목포노회)를 섬기고 있는 남광옥(60) 목사님이었습니다. 작년에 등대교회로 부임해서 이제 1년 째 섬기고 있는 목사님입니다. 그 전까지는 수도권에서 그룹홈을 운영하면서 지내왔는데 생활을 할만큼 수입이 있는 일이었지만 목사로서 목회하다가 은퇴하고 싶은 소망이 있어서 등대교회로 부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년에 부임할 때 등대교회는 11명 정도의 성도가 모이는 교회였지만 그 사이 20명으로 성도가 늘었다는 기쁜 소식도 들었습니다. 목사님의 사례는 딱 들어도 그리 넉넉하지 못한 금액이었습니다. 저는 우리 함께하는광염교회도 개척한지 얼마 안 되는 교회이지만 절기헌금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로 섬기려 한다는 취지를 말씀드리고 남 목사님의 가정을 위해서 20만원어치 장보기를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남 목사님이 기쁨으로 우리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저는 남 목사님에게 구입한 물품의 영수증과 사진 그리고 등대교회의 예배당 사진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남 목사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영수증과 장 본 물품들의 사진이 왔습니다. 물품 사진은 두 장이 왔는데 한 장은 생필품 사진이었고 한 장은 속옷 사진이었습니다. 설명을 들으니 다가오는 5월에 등대교회의 80세 이상의 어르신 성도들에게 드릴 선물로 속옷들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지만 재정이 없어서 기도했는데 이렇게 도움을 받아 장만하게 되었다"며 감사한 인사를 전해 왔습니다. 우리의 의도는 남 목사님 가정을 위한 장보기 지원이었지만 남 목사님은 그 가운데도 성도들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목적에서 약간 빗겨 나갔지만 이 정도는 하나님께서 이해하시고 기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참소망이 되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에 감사여 드린 헌금이 이렇게 흘러가서 아름다운 사연들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성도님들의 삶 가운데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이어가실 줄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남 목사님이 구입한 물품들 [사진 남광옥]

성도들을 위해 구입한 속옷들

아름다운 등대교회 예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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